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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에서 판사로…가혜리 동문 "판결문으로 사법부 신뢰 회복 기여할 것"
- 작성일 2025-03-04
- 조회수 3863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가혜리 판사(법학과 08) 인터뷰
지난해 판사로 임용된 가혜리 동문(법학과 08)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6년간 검사로 재직하며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이제 그는 그동안 꿈꾸던 판사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전문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사법부의 신뢰 회복에 기여하고 싶다는 가혜리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담았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08학번 가혜리라고 합니다. 2015년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7기로 입학한 후 2018년 검사로 임용됐습니다. 이후 6년간 검사로 재직한 후 2024년 판사로 임용됐습니다.
2. 판사 임용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떤가요?
법학전문대학원 지원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법관의 길을 걷고 싶다고 적었던 기억이 있어요. 막연하게 생각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고, 앞으로가 기대되면서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3. 판사가 되기 위한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동문님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판사로 임용된 분 모두 그렇겠지만 어디에 있든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검사는 '수사검사'로서 수사와 기소 업무를, '공판검사'로서 공소 유지 업무를 수행합니다. 수사와 기소는 검사 업무의 핵심이기 때문에 공소 유지 업무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지만 판사 임용 과정에는 지원자가 '공판검사'로서 업무를 수행한 재판부에 의견을 묻는 절차가 포함돼 있어요. 재판장의 의견도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어떤 업무를 담당하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하면 결국에는 그 노력이 빛을 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4. 학생 때 어떤 법조인의 모습을 그리며 노력했는지 궁금합니다.
학부 시절에는 막연히 사회에 공헌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정도의 생각만 있었어요. 다만 어떤 법조인이든 법학 실력이 바탕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 수업을 충실히 듣고 학점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또한, 법학부 내 학회 'ALSA'에서 국내외 법학생들과 소통한 경험이 있습니다. 법학부는 다른 학부에 비해 외부 교류가 적은 편인데, 학회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5. 학부 시절 어떤 법 강의를 가장 흥미롭게 들었나요?
기본적으로 저는 '형사법'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재학 중 수강한 '형사판례연구'에서는 주제를 정해 논문을 작성해야 했는데, 담당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개정형법에서의 여성의 의미'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완성했어요. 그 내용이 호평을 받아 교수님의 연구 보조원으로 6개월간 근무하는 경험도 얻었습니다.
6. 로스쿨에 입학해 법조인이 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할 텐데,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면 3년 이상 법학 공부만 매진하게 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체력'과 '건강'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건강 문제로 다 잡은 기회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봐왔기 때문에 건강 관리에 신경 쓸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7. 동문님은 로스쿨 졸업 후 6년 동안 검사로 일했는데요. 변호사가 아닌 검사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 번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면서 '변호사의 윤리적 딜레마'라는 주제에 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는데, 답변이 쉽게 나오지 않더라고요. 결국 고민 끝에 즉시 임용이 가능하고 '공익의 수호자'로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8. 검사로 재직하면서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을 알려주세요.
깊은 고민과 오랜 노력 끝에 적정하게 사건을 처리했을 때 성취감을 느꼈어요. 그리고 피해자들이 보낸 '감사 편지'를 볼 때면 검사라는 직업의 매력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다만, 2년마다 근무지를 옮겨야 한다는 점은 조금 힘들었습니다.
9. 판사 임용에 필요한 법조 경력 5년을 채운 후 법관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는데요. 이 과정에서 부담은 없었나요?
검사로 근무하면서 '형사법'은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았지만, '민사법'은 법률 지식과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변호사나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형사법뿐만 아니라 민사법에도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대다수의 지원자와 같은 선상에서 경쟁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10. 동문님이 꿈꾸는 판사는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법조인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전문성'과 '책임감'인데요. 제가 꿈꾸는 판사는 두 가치를 바탕으로 사건을 적정하게 해결하는 판사이고, 이는 판결문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당사자를 설득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업무 부담이 과중할지라도 성실하게 판결문을 작성해 사법부의 신뢰 회복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11. 법조인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입학할 무렵 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면서 주요 대학은 법학과가 사라졌어요. 법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지 못한 우리대학에 위기가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많은 후배들이 주요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후배들의 저력에 감탄했습니다.
저는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 순탄하게 종착지에 다다르게 된 사람은 아니에요.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망과 좌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때그때 선택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후배들의 행보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2기 김선형(정치외교학과 22), 송희재(중어중문학부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